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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택의 사랑방 이야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1-2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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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9449      
높이 날아 멀리 보자
높이 날아 멀리 보자

희망의 새해가 밝았다.
<새해>라는 단어 앞에 <희망>이라는 단어를 애써 붙혀 보았지만, 현실을 바라보는 마음에는 먹구름이 무겁게 덮힌다. 이 시대를 우리 후세들은 어떻게 정의할까? 종교 전쟁의 시대? 테러의 시대?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미움에 찬 총성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어둠이 가장 깊을 때가 여명(黎明)이 가장 가까운 때라고 하니 한 번 높이 떠 올라 시대를 조망해 보면 무언가 보일 것도 같다. 문득 머리에 떠 오른 것이 리챠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라는 책이다. 서가에서 이 책을 꺼내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시 읽어 보았다.
갈매기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날그날 먹고 사는 일이다. 나는 일(Flying)은 단지 먹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그런데 죠나단 리빙스턴이라는 갈매기는 먹는 일 보다도 나는 일이 더 좋았다. 높이 높이 떠올라서 내려다 보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되던 것들, 이를테면 어부들이 던지는 죽은 생선 미끼 중 ‘누가 더 큰 덩어리를 차지하느냐’가 얼마나 소소한 일인가를 알게 되었다. 조금만 더 깊은 바다로 가면 살아있는 생선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데…. 그리고 저 산 위로 날면 별미의 곤충 맛도 볼 수 있을텐데….

위로 올라와 보니 전에 생각지도 못했던 큰 축복이 기다리고 있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것이다. 하루하루 먹기 위해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갈매기들은 수 천년이 지나도 언제나 똑같은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높은 곳에서는 과거가 보이고 현재가 움직이고 있고 또한  현재가 만들어 가는 미래까지도 내다볼 수 있었다.

나는 책을 덮고 지금 우리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 각자가 한국이라는 좁은 반도에서 그저 그렇게 살아가기를 거부한 조나단 리빙스턴 갈매기가 아니었을까? 각자의 꿈을 안고 높이 날아 태평양을 건너 여기 미국땅에 정착했다. 이제 먹고 사는 일은그런대로 해결되었다 해도, 태평양 하늘에서 꾸었던 꿈은 이루어진 것인가? 이루지 못했다면 그 꿈을  후손들에게 온전히 전해 주고 있는가?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우리의 반응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하며 행동하고  있는가? 왜냐하면 현재는 과거의 결실이고 또한 현재는 미래의 씨앗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1912년 미국의 한 공장에서 세계를 변화시킬 대 사건이 조용히 벌어지고 있었다. 포드(Ford)라는 사람이 대중차를 만들기 위해 분업을 고안하고 콘베이어 벨트(Conveyer Belt)를 노동자 앞에 설치했다. 생산은 수십배 상승했지만, 노동자들은 노동의 의미와 기쁨을 잃었고 돈(봉급) 몇푼 받고 살아가는 기계의 일부로 전락하고 말았다. 기업가들에게 생산성은 최고의 가치가 되어 과학을 경쟁적으로 발전시켰다. 얼마 안 있어 기계와 로봇이 노동자들을 공장에서 내 몰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약 100년 후, 전 세계 부(富)의 절반(50%)을 상위 1%가 차지하게 되었다. (NGO 옥스팜 2015년 보고서).  
2007년에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이 아이폰을 출시해 스마트 폰 시장의 진로를 바꾸어 놓았고 세상을 변화시켜 가고있다. 그 이후 매년 새로운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우리는 새 상품에 내장되어있는 신기한 프로그램에 홀리기 보다는 그것들을 만드는 기업가들이 세계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 내려다 보자. 10년 후를 생각해 본다. 그 때도 우리는 새 프로그램이 연출하는 백일몽에 넋을 잃고 기업가들의 장단에 맞추어 덩실덩실 춤추고 있을까? 그 사이에 정부와 기업가들은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하나씩 벗기어 나중에는 ‘벌거벗은 임금님’이 아닌 ‘벌거벗은 국민’을 만들까 걱정이다.

한국의 역사를 높은 곳에서 조감할 때 통일(統一)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흐름을 감지해 본다.  김유신의 삼국통일 후, 신라는 문화적으로는 크게 융성했을지 모르지만, 패전국인 백제 고구려 유민(遺民)들에게는 승전국으로서의 포용적 정치를 펴는데 인색했다. 서쪽(호남)과 이북 국민들에 대한  차별대우는 후기신라, 고려, 조선조까지 1500년을 꽤뚤었다. 그 결과 이북민들의 설움은 해방 후  북한(北韓)을 배태(胚胎)하게 했고, 호남(湖南)과 영남(嶺南)의 갈등은 박정희 대통령 말기 극에 달했다.  결국 전두환 대통령 시절, 광주사태로 폭발하게 된 것이 아닐까. 그러다가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이 대통령이 됨으로써 천오백년에 걸친 한(恨)은 어느만큼 최소한  위무(慰撫)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나의 견해다. 이제  남반부는 동(東)과 서(西)가 평준화(平準化)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니, 다음 차례는  북한(北韓)을 형님 동생처럼 껴안는 일이다. 통일은 이렇게 시대를 조망하고 자연의 질서에 거스르지 않게 천천히 준비해야 혼란을 최소화시키며 성사되리라.

Time지는 2015년의 인물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수상을 뽑았다. 2016년 미국의 대선도 여성이 대통령 될 기회가 지난 200년의 역사상 가장 크다고 예상된다. 한국은 이미 여성 대통령을 선출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도 처음으로 여성 지방의회의원이 여럿 당선되었다고 외신이 전한다. 미안마의 수치여사의 대선 승리는 20년을 기다린 인고의 결과라고 본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변화를 조망해 볼 때, 지난 2000년간 세계를 지배했던  <권위적 남성 시대>는 막을 내려 가고 있음을 느낀다. 힘에 의존하여 세계를 이끌어 가려는 권력의 종말은 지금 우리가 진저리치게 경함하고 있다. 21세기는 여성의 <감성과 자상(仔詳)함>이 이끄는 세계로의 진입 원년(元年)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평화의 면류관은 독수리 발톱의 화살이 아니고  비들기 입에 물린 올리브 이파리로 만들어지리라.
그래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새 희망을 가지고 2016년을 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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