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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13일 첫 방송된 KBS 2TV <아이리스2>는 14.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해 수목극 1위를
차지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7급 공무원>이 12.7%,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11.3%로 뒤를 이었다. <아이리스2>와 <그 겨울, 바람이 분다>라는 대작이 맞부딪히는 가운데 먼저
시작한 <7급 공무원>의 활약으로, 3사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성적을 냈다.
<아이리스2>
는 국가안전국 NSS라는 같은 배경 안에서 인물을 김현준(이병헌 분)에서 정유건(장혁 분)으로 옮기며 이야기를 전개했다. 분단국의
긴장 상황 속 세계적 테러집단 아이리스와의 대결이라는 큰 줄기는 변함이 없다. 묘하게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진행한 실제 상황이
맞아떨어진 덕분에 이 드라마가 3년 전부터 제시하고 있는 세계는 여전히 유효하다.
인물들 간의 구도 역시 전작의 틀에 맞췄다. NSS 팀장인 정유건과 NSS 요원 지수연(이다해 분)은 이병헌-김태희 커플을 잇는 연인 사이이며, 북측 첩보 요원으로는 유중원(이범수 분)과 김연화(임수향 분)가 있다.
첫
회는 <아이리스2>에 들어간 공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겠다는 의도를 내비치듯, 액션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였다. 절권도를
10년 이상 수련했다고 알려진 장혁은 잘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액션신과 어우러졌다. NSS 전 국장이자 아이리스였던
백산(김영철 분)을 빼내기 위한 아이리스의 기습과 헬기 안에서 총격전을 벌인 뒤 바다로 뛰어내리는 백산의 탈출 과정은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는 데 충실했다.
그러면서도 국가안전국이라는 비밀조직이 누구에게나 눈에 띌법한 NSS 마크를 여기저기
광고하듯 달고 있는 모습이나, 10명 남짓한 테러집단에 의해 몇 번이나 기습당하는 장면은 의아했다. 특히 제작진이 야심차게 준비한
설원에서의 훈련 장면에서 NSS 요원들이 눈에 띄는 검은색 위장복을 입은 어설픈 설정은 간밤 SNS 타임라인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아이리스2>의 실질적인 경쟁자는 동시간대 타 방송사의 드라마가 아닌
<아이리스1>이라고 할 수 있다. MBC <7급 공무원>과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각각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인 데 반해, 첩보액션물인 <아이리스2>는 타깃 시청 층이 확연히 다르다. 특히 전작이 시청률
40%에 육박했던 만큼 기대치는 높은 수준에 맞춰져 있다.
<아이리스1>의 명성과 제대로 된 첩보액션을
기대한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풀어내지 못한다면 NSS는 연애 중인
국정원을, NSS 요원간 절절한 사랑은 송혜교-조인성 막강 커플의 멜로를 힘겹게 상대해야 할 것이다. 이미 한치 앞을 더 바라본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여기에서 흘러나온 시청자를 유입시키기 위해 처음부터 2회까지 연속 편성하는 자신감을
드러냈고, 2회는 1회보다 1.5%P 상승한 12.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