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미 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7)이 연일 호수비 행진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하성은 펜스와의 충돌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매 경기 하이라이트 장면에 꼽힐만 한 좋은 수비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김하성의 호수비 열전에 그의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MLB 골드글러브는 시즌이 끝난 후 각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를 선정해 주는 상이다. 공격과 수비를 종합해 시상하는 KBO(한국야구위원회)의 ‘골든글러브’상과는 다르다. 각 팀별 감독과 코치 1명씩의 투표에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개발한 수비통계지표(SDI)를 25% 반영해 시상한다.
실제 골드글러브 시상에 반영되는 SDI 지표에서 김하성은 가장 최근 발표된 지난달 28일 자료 기준으로 7.4를 기록, 내셔널리그 유격수 중 2위에 올라있다. 또, 올 시즌 유격수로 108경기에 출전해 389번의 수비 기회 중 범실은 8개에 불과해 97.9%의 수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규정 이닝을 소화한 내셔널리그 유격수 중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OAA, Outs Above Average)는 4로, 내셔널리그 유격수 9위다.
현지에서는 김하성이 충분히 골드글러브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MLB닷컴은 “파드리스의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부상과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빠진 뒤 물음표가 찍혔던 유격수 포지션을 김하성이 안정적으로 책임지고 있다”며 “골드글러브를 받을 만한 자질이 있다”고 평가했다. 밥 멜빈 파드리스 감독은 “어떤 수비 지표를 봐도 김하성이 항상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미 CBS스포츠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전 진출 경쟁을 벌이는 파드리스가 유리한 이유 중 하나가 김하성”이라며 “유격수로서 공격 생산성과 수비가 모두 뛰어나다”고 했다.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수상의 가장 큰 라이벌로는 댄스비 스완슨(애틀란타 브레이브스)과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가 꼽힌다. 호너는 SDI지표에서 김하성에 0.2 앞선 7.6으로 1위를 달린다. 스완슨은 6.5로 3위다. OAA 지표에선 스완슨이 17, 호너가 14로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다. 골드글러브 선정에서 감독·코치 투표가 75%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아시아 선수인 김하성이 불리한 점도 있다.
그러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를 달리는 파드리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다면 그 기여도를 인정받아 김하성이 투표에서도 많은 득표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MLB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적은 없다. 수상한다면 최초의 아시아 출신 내야수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된다. 외야수 중에선 일본의 이치로 스즈키가 과거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적이 있다. 김하성이 파드리스의 남은 24경기동안 호수비 퍼레이드를 유지하며 대기록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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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한국인 최초 MLB 골드글러브 가능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