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렘 ‘Democracy Prep Charter School’ 을 가다
데
모크라시 프렙 차터 스쿨의 설립자 ‘세스 앤드류.’ 그는 10년 전, 한국에서의 원어민 교사를 경험하면서 한국식 교육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 교육을 최고의 가치로 받아들인 한국 사람들의 인식과 그를 통해 한국사회의
기적적인 성장과 발전이 가능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하층민들의 주거지역인 할렘에 학교를 설립했다.
도저히 계층 간 이동이 불가능한 것만 같은 미국사회에서 그는 한국식 교육(가치와 방법)을 도입해 그 구조를 깨뜨리고자 했다.
‘Work Hard, Go to College, Change the World’가 그가 제시한 교육의 모토였다. 한국식 교육의
장점과 미국식 교육의 장점을 결합한 그의 교육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그로부터 7년 후, 그의 교육은 빛을 발했고 절망뿐인 할렘에서
꿈과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 한국어에 익숙한 아이들
“강아지 멍멍, 병아리 삐악삐악, 고양이 야옹~” 누
구나 한번쯤 여행을 꿈꾸는 도시 뉴욕에서 낯익은 한국어가 울려 퍼진다. 한국어 수업 시간, 교실에 앉아 있는 학생들은 모두 흑인
학생들이다.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를 졸업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 학교! 한국어를 하는 모습이 익숙해 보인다.
“미국 전역에도 흑인계와 라틴계 학생들이 한국어를 필수로 배우는 학생들이 없다. 우리가 유일한 학교다. 그래서 그들이 대학이나 취업시장에 뛰어들어도 평생 사용할 수 있는 독특한 스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세스 앤드류 인터뷰 中
- 엄격한 규율, 선생님에 대한 존경
보
통 미국 학교에서 연상되는 자유로운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엄격한 규칙이 있다. 등교시 복장 검사, 수업 간 이동시 줄 서기, 정숙
등이 그것들이다. 한국식 교육의 가치를 가르치기 위한 이 학교만의 특별한 규율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보통 학교들과 같이
방과 후 수업을 통해 나머지 공부를 하고, 토요일까지도 학교에 나와 충실하게 학업에 임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최고의
교사에게 배울 자격이 있다.’ 이 학교는 정규 교과서를 쓰지 않는다. 선생님들이 스스로 연구해서 교과서를 만들어낸다. 또
늦게까지 남아서 아이들의 보충질문을 다 받아낸다. 이렇듯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는 선생님의 노력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선생님을
따르고 존경심에 대해 배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오고 싶지 않았어요. 부모님이 규칙이 아주 엄격하다고 했거든요. 감옥에 넣은 줄 알았어요.” - 드웨인 (학생) 인터뷰 中
“처음에는 학교가 너무 엄격해서 별로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학교에 있으면서 새로운 것, 재미있는 것을 경험했어요.” - 미아고 (학생) 인터뷰 中
“미
국에는 선생님을 위한 직함이 없어요. 선생님은 그냥 다른 사람들과 같이 미스터 혹은 미세스입니다. 한국에서는 선생님이라는 직함은
존경을 받고 명예가 있어요. 그것이 미국에 없는 것입니다. 선생님을 위한 존경, 선생님과 같은 가치.” - 세스 앤드류 인터뷰 中
- 다양한 한국 문화 수업
“한국의 예의범절은 어른을 공경하는 자세가 기본이 되어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예전에는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지 몰랐는데 태권도를 배우며 알게 되었어요. 사부님과 어른을 공경하는 것 처럼요.” - 제임스 가이 (학생) 인터뷰 中
또
다른 교실에서는 익숙한 소리가 들려온다. 둥그렇게 모여 앉아 장구와 북, 꽹과리를 치는 학생들, 하늘 높이 한삼을 휘날리며
탈춤을 추는 학생들, 부채를 손에 든 모습이 제법 잘 어울리는 학생들, 어색해 보여도 선생님 말씀에 따라 열심히 배우는 모습들이
신기하다.
“저는 미국 문화, 아프리카 문화에는 익숙하지만 한국 음악을 배우면서 다른 문화를 접하고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낍니다.” - 에스더 (학생) 인터뷰 中
■ 할렘 학생들의 한국 방문기!
14시간의 비행.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한국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학교에서 한국에 대해 많이 들었지만 직접 와서 보고 느끼는 건 처음인 학생들. 인천, 천안, 경주, 포항 등, 2주간의 빡빡한 한국 일정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 한국 짝꿍과 함께 ‘홈스테이’
2
박 3일 동안 한 가족이 된 세희와 에슐리, 애니타. 같이 머리를 맞대고 손을 부딪쳐 가며 김치전과 김밥을 척척 만들어낸다. 가끔
전이 찢어지고 김밥 옆구리가 터지기도 하지만 즐겁기만 하다. 젓가락으로 매운 김치도 잘 먹고, 에슐리와 애니타는 한국 사람이 다
됐다.
“여러 가지를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해요. 원래 오징어 잘 안 먹는데 오징어도 먹어봤고 그리 나쁘진 않았어요. 이건 재미있고 좋아요.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 에슐리 (학생) 인터뷰 中
다
음 날 아침, 눈 뜨자마자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에슐리와 애니타. 배운 대로 아침 인사도 빼먹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아침
식사.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편지를 나누고 포옹하는 세 친구는 벌써부터 헤어질 생각에 마음이 울컥한다.
- 서울에서 미션을 수행하라!
“이순신 어디에 있어요? 이순신 맞아요?” 경
찰 아저씨, 지나가는 남학생, 너 나 할 것 없이 붙잡고 또박또박 한국말을 건넨다. 귀 기울여 듣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사람들,
‘감사합니다’ 인사말을 잊지 않는다. 오로지 한국어로만 이뤄낸 쾌거. 이순신 동상을 발견하고 기뻐하며 뛰어간다. 그 앞에서
점프하며 사진 한 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번엔 강남이다. 지하철을 타고 지하상가를 지나 출구 발견. 밖으로 나와 강남 거리를 질주한다. 그리고 곧 이어지는 학생들의 말 춤. 강남 한복판에서 꿈에 그리던 할렘 학생들의 강남스타일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각 교실마다 다양한 한국문화 수업이 진행 중이다. 체육관에서는 태권도 수업이 한창이다. 학생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절도 있다.
“저
는 아마도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서 공부해왔기 때문에 항상 한국을 사랑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실제로 한국에
와보니 마치 완벽한 원이 하나 완성된 것처럼 정말 이 문화와 하나가 된 것 같이 느껴요. 꼭 다시 와보고 싶어요.” - 키아누 (학생) 인터뷰 中
“떠나고 싶지 않아요. 정말 좋았어요. 피곤하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똑같은 걸 처음부터 다시 하고 싶어요.” - 제이미 (학생) 인터뷰 中
■ 이영애 부부를 만나다!
“한
국의 교육방식 그리고 그것의 장점을 이렇게 추려서 미국에 가서 어렵게 성공을 시킨 케이스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데 그런 거를 많은
사람들한테 감동을 줄 수 있는 학교의 사례가 교육의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에서 성공했다는 게 아주 놀라웠죠.” - 이영애 인터뷰 中
결혼하고 나서는 교육에 대해서 더 심각하게 생각하고, 의논하고 신랑하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그 기사들이 결혼 전 보다는 더 크게, 깊게 와 닿은 것 같아요. - 이영애 인터뷰 中
말
로만 듣던 한국 스타 이영애 부부를 직접 만나는 시간. 학생들은 한류 스타와의 만남에 들떠 있다. 이영애 부부 또한 자신들이
초대한 학생들과의 만남에 기대가 한 가득이다. 한국어로 자기소개 하는 학생들, 이영애 부부는 신기해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뉴욕 할렘의 학교와 이영애, 어떤 인연일까?
올
해 6월, 한국을 방문한 세스 앤드류와 이영애는 처음 만났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한국식 교육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선뜻 손을 내민 이영애. 그때의 약속을 잊지 않은 이영애가 학생들을 한국으로 초대한 것이다. 함께
저녁 만찬을 즐기며 한국에서의 뜻 깊은 마지막 밤은 그렇게 저물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