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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dk
ㆍ작성일	2011-12-2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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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5973

일본의 92명 걸그룹, AKB48

By ANDREW JOYCE And KENNETH MAXWELL

즉석 퀴즈, ‘발매 첫 날 백만 장이 팔린 세 장의 싱글앨범 가수는?’ 레이디 가가는 아니다.

바로 일본 그룹 AKB48이었다. 92명의 멤버 대부분이 10대 소녀인 이 그룹은 달콤한 멜로디와 때로는 도발적인 가사(“내 교복이 방해가 되요”)로 무장하고 일본의 대중∙상업문화를 전파해왔다. 일본에서 매년 열리는 4시간짜리 새해전야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기도 하다.

Reuters
Members of AKB48 and sister groups from other cities in Japan performed this summer in Taipei. The pop stars market a wide range of products, including canned coffee and bras.

최근 어느 하루 동안에 멤버들은 9개의 네트워크 TV 쇼와 6개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잡지 판매대를 뒤덮었다. 구글 재팬에 “AKB48″를 치면 1억7천5백만 개의 결과가 떴다.

핵심 팬 층인 성인 남성층 뿐 아니라 젊은 소녀층에서도 팬이 늘어나고 있다. 구글에서 시세이도 샴푸에 이르는 최고의 브랜드들과 계약도 맺었다. 일본이 끝없는 경제 슬럼프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와중에 AKB48은 단일 그룹 경기부양책으로 부상했다.

일본판 빅토리아스 시크릿인 피치 존(Peach John)은AKB48을 모델로 광고한 10대용 속옷 하트 브라(Heart Bra)가 며칠만에 완판되었다고 밝혔으며, 주류업체 아사히(Asahi Group Holdings Ltd.)는 자사 캔커피 홍보에 AKB48을 내세운 뒤로 상반기 매출이 거의 7%나 신장되었다고 했다.

이들을 키워낸 작사가 겸 프로듀서 야수시 아키모토는 AKB48 성공의 비밀은 완벽함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인 미숙함이라고 말한다.

“AKB48은 미완성이다. 다른 그룹들은 오디션과 연습을 모두 마친 후 데뷔하지만 이들은 다듬어지지 않은 채 대중 앞에 나왔다. 따라서 팬들은 이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년들은 이들이 귀여워서 좋아한다. 약간 더 나이가 많은 남성들은 여동생이나 딸들에게 하듯 격려하고 싶어한다. AKB48을 좋아하는 소녀들은 그들처럼 되고 싶어한다.” 이는 좋아하는 야구팀을 응원하는 것과 같다고 아키모토는 말한다.

그는 오사카와 나고야 등 다른 도시에서도 AKB48의 성공을 복제한 자매 그룹을 만들었지만 일본 밖에서는 아직 별로 알려지지 못했다. 이제는 아시아 전역에 유사한 그룹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다. 자카르타에서는 JKT48이 리허설 중이고 대만, 태국, 베트남, 중국에서도 준비 중이다. 미국도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지 않다.

“아키모토는 단지 예술인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MTV재팬 부회장 앨런 스와츠는 말한다. 그는 6월에 열릴, 올해 지진 및 쓰나미 희생자를 위한 자선콘서트에 AKB48를 초청했다.

이 그룹이 성공한 핵심 요인 중 하나는 팬들의 접근와 참여를 독려한 것이었다. 발매되는 CD에 멤버를 만날 수 있는 “악수 행사” 로터리 티켓이나 멤버 중 누가 가장 인기있는지를 투표하는 투표권(1등에 뽑힌 멤버는 앞으로 나올 싱글곡을 부르거나 뮤직 비디오에 등장하도록 한다)을 포함시켰던 것. AKB48의 오타쿠 혹은 광팬들 다수는 수십장 심지어 수백장의 같은 CD를 사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가 높은 순위에 오르거게 하거나 실제로 만날 기회를 얻으려 한다.

최근에 열린 AKB48 콘서트에서는 21세의 공장근로자 토모유키 야마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멤버인 토모미 카사이에게 바치는 글이 정교하게 수 놓아진 검은 가운을 입고 나타났다. 야마다는 “AKB48의 멤버들은 각자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전체 그룹을 보아도 한 명 한 명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게 내가 좋아하는 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카사이가 더 많은 표를 받을 수 있도록 최근 발매된 싱글앨범을 210장(한장에 1,600엔으로 총 336,000엔, 즉 4,399달러 이상어치)이나 샀다고 한다. 카사이는 16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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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명이라는 AKB48의 엄청난 멤버 수는 이들이 이렇게 저렇게 짝을 지어 거의 매일밤 일본 오타쿠 문화의 심장부인 도쿄 아키하바라(아키바) 지구에 있는 자신들의 공연장에서 공연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키모토는 AKB48의 근거지를 아키바에 둔 것은 해외에서 일본의 팝 문화를 대변하게 된 코믹물이나 만화영화, 비디오게임 같은 현실도피적 상품에 대한 증가하는 관심을 이용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룹 이름의 AKB도 아키바에서 따 온 것이며 “48”은 뭔가 개발 중에 있는 비밀스런 프로젝트의 느낌을 주기 위해 덧붙인 거라고 한다.

심각해보이고 두꺼운 테 안경을 쓴 55세의 아키모토는 보기에는 팝 뮤직 감독같지 않지만 2005년 AKB48을 론칭하기 전에도 이미 쇼 비즈니스계에서 오랜 경력을 갖고 있었다. 1980년대에 온얀코 클럽(“새끼고양이 클럽”)을 비롯한 소녀그룹 유행을 주도하여 명성을 얻었으며, 자신이 키운 가수 중 한 명과 결혼했다. 소설을 써 출간하기도 하고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다. 교토조형예술대학 부학장이기도 하고 일본 정부가 주관하는 일본 문화사업인 “쿨 재팬(Cool Japan)” 홍보 컨퍼런스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AKB48을 통한 아키모토의 성공 덕분에 대중문화계의 거물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생겨났다. “AKB48의 경제학”과 “심장을 사로잡는 기술” 같은 책에서 비즈니스 매거진에 실린 AKB48를 위한 “360도 마케팅” 등의 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AKB48 공연에서 멤버들은 95%가 남성인 관객 앞에서 늘 같은, 단순한 안무의 춤을 선보인다. 음악은 고음과 합창 부분이 포함된 빠른 속도의 전형적인 일본식 팝이다.

관객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히트곡을 함께 따라부르고 좋아하는 멤버의 이름을 외친다. 2시간짜리 쇼가 끝난 후에는 관객들이 줄지어 나옴에 따라 안전요원들이 가까이서 지켜보고 팬들은 멤버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인사를 주고받는다.

아키모토는 오디션을 통해 새로운 멤버를 뽑는데 어리게는 13살 짜리 소녀도 “연구생”으로 합류한다.

“가장 좋은 점은 같은 나이대의 소녀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 일하기가 좋다”고 공연을 마친 후 로비에서 20세의 리에 키타하라는 말한다. 그녀는 현재 인기투표에서 13위다. “가장 힘든 점은 평범한 소녀들처럼 행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자친구도 사귀면 안된다.” 이렇게 말하는 키타하라 위에는 “일본에서 가장 세련된 쇼”라는 푯말이 붙어있다.

하지만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쑤(Dentsu Inc.)의 도움으로 AKB48는 보다 주류 관객층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왔다. 여성관객층 사이에서 멤버들은 AKB48 교복 이미지를 어느 정도 없앤 사적인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 여름 인기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앗수코 마에다는 블록버스터 예감이 드는 영화에 데뷔했다. 야구팀을 코치하게 되는 여고생에 관한 얘기다. 또 다른 인기 멤버인 마리코 시노다는 자신이 창간한 패션잡지 “마리코(Mariko)”에 등장했다. 보그걸 재팬(Vogue Girl Japan)은 작년 네 명의 AKB48 멤버를 화보모델로 썼다.

“AKB48이라는 그룹 전체는 남성적 사고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고 마리코 잡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사유미 군지는 말한다. 하지만 여성들이 이 그룹을 전체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을 지는 몰라도 소녀들이 스타들의 패션 팁을 알기 원하는 만큼 “이 멤버 혹은 저 멤버는 인기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