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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중국 쇼핑객들은 구찌나 샤넬 마크가 새겨진 쇼핑백을 보란 듯 과시할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럭셔리 라벨에 집착해 왔다. 하지만 그 가격의 조금만 내고도 인터넷에서 이런 쇼핑백을 살 수 있는 지금은 수천 위안을 들일 필요가 없어졌다. 국영 영자신문 차이나 데일리(China Daily)의 보도에 따르면 에르메스, 루이 비통, 샤넬, 프라다, 버버리 등의 이름이 새겨진 쇼핑백은 중국 온라인 쇼핑객들 사이에서 최신 ‘머스트해브 아이템(필수 품목)’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답게 대부분은 가짜다. 온라인 판매상 왕 수에쉥은 e커머스 사이트인 타오바오닷컴에서 한달만에 600개의 루이 비통 로고가 붙은 쇼핑백을 팔았다고 한다. 쇼핑백 하나의 가격은 3위안 혹은 약 50센트다. 왕은 “원래는 자신의 패션브랜드를 창업한 사람들을 위해 쇼핑백을 만들었었는데 고급 브랜드 로고가 붙은 가방 수요가 증가하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루 수입이 약 200위안이라는 그는 진짜를 만드는 회사에 비하면 자신이 얻는 이윤은 적은 편이라고 한다. 중국어 신문인 산동 일보(Shandong Daily)의 보도에 의하면 프라다와 샤넬에서 올여름 사용하기 시작한 투명한 비닐쇼핑백은 인터넷에선 인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망 구매자들이 쇼핑백 안에 들어 있는 것이 노출될 까 걱정하기 때문이었다고. 가짜 쇼핑백 시장의 부상은 중국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까지 지위를 상징하는 것에 연연하는지와 중국 내 브랜드 파워의 역할을 드러내고 있다. ‘과시욕’이야말로 중국에서 럭셔리 산업이 붐을 이루는 주된 이유인 것이다. 투자연구그룹 CLSA 아시아퍼시픽마켓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급속히 성장하는 럭셔리 시장인 중국은 2020년 경이면 세계 최대의 럭셔리 제품 판매 시장이 될 전망이다. 사실 고급 브랜드 쇼핑백 구매열풍은 중국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소비자들 역시 럭셔리 쇼핑백 구매에 최대 30달러까지 기꺼이 지불해 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한 술 더 떠서 쇼핑백 안에 넣을 가짜 영수증까지 찾고 있다고 차이나 데일리는 보도한다. By Laurie Burkitt from WS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