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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NICAS 미국 항공사들이 국제노선에서 일등석을 없애고 있다. 오랫동안 항공여행의 백미였던 특급 서비스에 한가지 치명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돈 내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Bloomberg News 기업들이 출장비를 삭감하고 경제는 위태롭고 일등석 가격은 왕복에 15,000달러까지 하는 요즈음 일등석을 타는 승객은 거의가 상용고객마일리지로 업그레이드된 경우다. 수십년간 국제선 일등석은 하늘에서 누리는 사치의 심볼이자, 3등석과 가까운 비즈니스석보다 몇자리 앞일 뿐이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술과 더 크고 푹신한 좌석을 보장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미국 항공사들은 이런 특급 서비스를 계속 없애왔다. 유럽, 아시아, 남미 지역으로 정기 운항하는 500대 이상의 항공기 중 단 27%만이 일등석을 운행한다. 그런데 이제 일등석을 남겨두었던 두 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유나이티드마저 일등석을 줄이고 있다. 지난 5월 AMR 코프의 자회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국제선 일등석을 전체 750석에서 80석으로 거의 90%나 줄이려한다고 발표했다.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홀딩의 자회사인 유나이티드 역시 일등석을 3분의 1 가량 줄이는 대대적인 개혁을 마무리하고 있다. 콴타스와 루프트한자 같은 외국 항공사들도 최근 일등석 좌석수를 줄였다. Fox Photos/Getty Images A first-class cabin aboard a BOAC 747 in the 1970s. 항공사들은 기본적으로 일등석을 새로 디자인한 비즈니스석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특급 서비스를 재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석은 대부분의 일등석을 능가하며 1990년대 일등석을 능가하는 정도다. 한편 항공사들은 3등칸에 좌석을 추가하고 공간이 좀 더 넓은 프리미엄 좌석을 도입하고 있다. 수요에 부응하여, 항공사들은 오랫동안 업계가 사용해왔던 일등석-비즈니스석-3등석이라는 모델 대신 비용을 감안한 비즈니스-프리미엄 이코노미-이코노미 모델로 서서히 전환해왔다. “항공사들은 돈이 되는 것은 놔두고 되지 않는 것은 없애는 경향이 있다”고 항공사 컨설팅업체 아이디어웍스 대표 제이 소렌슨은 말했다. “아무도 일등석에 앉으려고 돈을 내지 않는다는 얘기를 항공사 경영진에게 수없이 들었다.” 국제선 일등석 승객 중 4분의 1만이 정상요금을 내고 일등석을 이용한다고 시장조사기관 앳모스피어 리서치 그룹의 설문조사는 밝힌다. 미국 국내선의 경우 비율은 더 낮은 15% 정도다. 국제선 일등석 승객 대부분은 비즈니스나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구입한 후 상용고객 마일리지를 이용해 좌석을 업그레이드한다. 항공사 경영진과 컨설턴트들에 따르면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에 항공사들은 일등석과 비즈니스라는 우등칸을 그냥 비즈니스 하나로 합치고 있다. 비즈니스칸이 정상요금 승객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회사에 청구할 때 일등석보다는 비즈니스가 훨씬 부담없다는 점을 감안해 보다 많은 출장여행객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목적이다. 기업들의 항공 여행(출장) 관리를 돕는 컨설팅업체 애드비토에 의하면 고객사의 20% 미만이 직원들에게 장거리비행에서 일등석을 탈 수 있게 허용하는 반면 비즈니스석을 허용하는 비율은 약 75%라고 한다고 한다. 미국 메이저 항공사들은 단거리 비행에서는 여전히 일등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상용고객들을 위한 혜택으로 운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제선의 경우 일등석과 비즈니스칸은 주 수입원인 우수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편이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수익의 70%가 승객 25%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일부 해외 럭셔리항공사들은 일등석에 대한 투자를 새로이 하며 특정 노선에서의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 싱가폴항공의 경우 커플을 위한 더블베드와 샴페인이 제공되는 프라이빗 스위트를 갖추고 있으며, 에어프랑스-KLM은 일부 여객기에 현대미술갤러리를 마련해 놓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샤워시설과 미니바가 있는 프라이빗 스위트를 제공한다. 델타와 US에어웨이즈, 전 컨티넨탈은 이미 수년전에 국제선 일등석을 없애고 비즈니스석을 향상시켰다. 북미 노선에는 아직 일등석이 있지만 비즈니스칸에 포함된다. 아메리칸 에어라인도 이런 전략을 모방해 대형 여객기 47대에 일등석을 프리미엄 비즈니스로 바꾸고 3등칸에 프리미엄 좌석을 추가하고 있다. 일등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크기를 합리화”하는 것이라고 짐 버틀러 전무는 말했다. 아메리칸은 가장 수익성 높은 시장인 런던, 도쿄, 브라질 상파울로 등에 규모는 작지만 더 호화로운 일등석을 갖춘 보잉 777기 10대를 새로 추가할 계획이다. 정상 요금을 지불하는 승객 비율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버틀러는 “특급 서비스와 독점성, 프라이버시를 원하는 VIP 고객은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즈니스석 업그레이드로 아메리칸은 근년들어 항공사들을 고전하게 만들었던 또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간 서비스의 질에 별 차이가 없어진다는 문제다. 일등석 요금은 비즈니스석에 비해 최대 3분의 2가 더 비싸다고 항공요금 컨설팅업체 하렐 어소시에이츠는 밝힌다. 아메리칸의 새 일등석이 더 많은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긴 하지만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좌석 모두 젖혀서 침대로 만들수 있고 기내식도 똑같은 스타 요리사의 조리법을 사용한다. 현재 운행 중인 일등석-비즈니스석-3등석 모델에서는 일등석 서비스에 자기류를 더 많이 사용하며, 샐러드 토핑이나 디저트인 선데 선택권도 더 다양하고, 승객이 화장실에 가서 잠옷으로 갈아입는 동안 승무원이 좌석을 침대로 만들어주는 아메리칸의 대표 서비스가 제공된다. 한편 유나이티드는 내년, 2006년에 시작된 대형 여객기 재디자인을 마치게 되면 프리미엄 좌석이 개선되는 대신 수가 줄어든다. 유나이티드 상용고객인 소프트웨어회사 매니저 미치 머로프는 이로 인해 승객들이 프리미엄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걱정한다.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엄 좌석 수는 줄지만, 승객들로부터 불만이 많이 접수되어 개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부 여객기에는 일등석을 없애고 비즈니스석을 위한 공간을 늘릴 예정이다. 머로프는 자신을 비롯한 많은 기업 출장객들이 이런 변화를 환영하고 있다며 “내가 신경쓰는 건 딱 두 가지다. 잠을 푹 잘 수 있느냐와 제대로 된 식사다. 잠옷 따위는 필요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