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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da Curran 풍부한 자원을 무기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호주 경제가 시들어가는 광산붐에 다소 주춤할진 몰라도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선진국이란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Getty Images ‘비비드시드니’ 페스티벌을 위해 아름다운 조명으로 단장한 시드니오페라하우스. 일자리, 소득, 환경, 건강 등을 기준으로 선진국 순위를 매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행복지수(BLI, Better Life Index)에 따르면 그렇다. 호주는 높은 생활수준과 탄탄한 경제로 알려진 스웨덴, 자원수출국으로 호주처럼 아시아 원자재 수요 증가의 혜택을 입은 캐나다를 앞지르고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OECD 지수는 호주 정책입안자들이 세계 12위 호주 경제의 재균형을 시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광산과 에너지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즐이고 제조, 건설, 소비자지출 부문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34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OECD 지수는 전체 순위를 매기지는 않지만, 11개의 카테고리에 같은 비중을 둘 경우 호주의 누적 순위는 1위다. 커리어 자문으로 7년전 뉴델리에서 시드니로 이주해 온 가우라브 챠우라(27)는 “삶의 질이 높다. 더 안전하고 깨끗하고 차도 적고 공해도 적다”고 말한다. UN과 각국 정부, 기타 자료를 근거로 산출한 OECD 지수에서 호주가 상위를 차지한 건 경제의 영향이 크다. 호주는 금융위기 후 대부분의 선진국에 타격을 준 경제난에서 자유로웠고 침체 없이 21년 연속 경제 확장을 이루었다. 3월과 4월 실업률은 5.6%, 5.5%로 유로존의 12.1%와 비교된다. 시드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사울 에슬레이크 이코노미스트는 “40세 미만 호주인 가운데 노동시장의 성인 인력으로 침체를 경험한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매력을 알아보는 건 호주인들만이 아니다. 호주 정부가 해외투자유치의 일환으로 마련한 백만장자 비자 프로그램 신청자(대부분 중국인)는 170명이나 된다. 지난해 호주를 방문한 외국인은 사상 최대인 570만 명이다. 여행객은 주로 미국과 중국인으로, 호주 달러가 3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경이롭다. 하지만 약한 부분도 있다. 소매판매와 주택 등 취약한 경제분야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2011년 말 이래 계속 금리를 낮춰왔던 중앙은행이 이달 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2.75%로 인하했는데도 소비자 신뢰지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호주 가구들은 생활비 증가,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정부, 오랫동안 지속돼 왔던 광산붐이 끝나가고 있다는 조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호주는 OECD 삶의 만족도 측면에서 10점 만점에 평균치인 6.6보다 높은 7.2점을 받긴 했지만, 멕시코와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보다는 낮은 점수다. 호주는 직장과 가정의 균형 면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장시간 근무하는 직원비율이 OECD 평균치인 9%보다 높은 14%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해변과 해변가 바비큐로 유명한 나라답지 않게 호주인들은 레저활동과 (먹거나 잠자는 것과 같이) 자기자신을 돌보는 일에도 시간을 약간 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미화 3만2,178달러로 OECD 평균인 4만516달러보다 적었다. 생활수준 격차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는 식료품 비용으로 연 5만8,409달러를 지출하는데 반해 하위 20%의 경우 연 1만323달러에 불과했다. 음악전공 학생인 이바나 마식(18)은 “호주인들은 전반적으로 걱정없이 잘 사는 듯 보이지만 다 그런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구 2,300만의 국가 호주에서 보여지는 회의적인 시각은 다른 나라들이 겪고 있는 경제난에 비추어볼 때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고 에슬레이크는 지적했다. “호주에 있으면 다른 OECD 회원국들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상황을 견뎌왔는지를 쉽게 잊어버리게 된다.” 호주 주민들은 생활비가 많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하지만 호주 가구의 평균 주거비는 가처분소득의 19%로 OECD 평균인 21%보다 적다. 또한 호주인 응답자의 85%는 자신의 건강이 양호하다고 답해 평균치인 69%보다 많았다. 20년 전 필리핀에서 이주해 온 제랄딘 알바레즈(33)는 호주의 단점들은 해변가 라이프스타일과 기후로 상쇄되고도 남는다며 “편안하고 여유있는 삶이 좋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