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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비용을 적게 들이는 것이 결혼생활에 도움이 될까? 경제학자인 휴고 미아론과 앤드류 프랜시스 에모리대 교수가 결혼비용과 결혼지속기간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비용은 적게 들였지만 참석자 수가 많은 결혼일수록 이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두 가지 사실이 서로 연관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인과관계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 미아론 교수도 “일부 미디어에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지레짐작했다”며 “우리 연구결과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상관관계”라고 강조했다. 논문에 의하면 “결혼지속기간은 예물이나 결혼식 등 결혼비용과 관련이 없거나 역비례한다.” 미아론과 프랜시스 교수는 마치 결혼비용을 많이 들일수록 상대를 더 사랑하는 것이거나 성공적인 결혼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선전하는 결혼 관련 광고가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사회학적 관점에서도 흥미로울 것이라 여겼다. 웨딩플래닝 사이트 ‘더 낫(The Knot)’에 따르면 평균 결혼비용은 약 3만 달러다. 시장조사기관 IBIS월드는 결혼 관련 서비스로 인한 매출은 52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힌다. 그런데도 전체 결혼의 절반 정도는 이혼으로 끝난다. 미아론 교수는 “고액을 지출하는 결혼이 긍정적인 결혼생활을 가져다준다는 웨딩업계의 메시지에는 타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두 교수의 논문 내용이다. 결혼반지에 2,000~4,000달러를 지출한 남성은 500~2,000달러를 지출한 남성에 비해 이혼할 확률이 1.3배 더 높았다. 비싼 결혼반지가 “이혼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결혼식에 2만 달러 이상을 지출한 여성은 이혼 확률이 1.6배 더 높았다. (두 교수는 결혼비용으로 많은 돈을 들인 것이 결혼생활 중 금전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암시했다.) 오래 지속되는 결혼생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결혼식 하객 수가 많다, 신혼여행을 간다, 가계소득이 비교적 높다, 정기적으로 종교행사에 참석한다, 둘 사이에 자녀가 있다 등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자료는 약 3,400명을 대상으로 문항 수 40개인 인터넷 설문지를 통해 수집했다. 질문내용에는 현재 혹은 첫 결혼의 지속기간, 결혼하기 전 연애기간, 프로포즈했을 때의 감정과 태도, 신혼여행은 갔는지 등이 포함됐다. 물론 결혼반지와 결혼식 비용, 하객 수도 조사했다. 두 교수는 앞으로 모집단(전체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집단을 선정해 연애시절부터 관계가 발전해 나가는 여러 단계를 추적하고 결혼비용과 결혼생활의 질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등 연구를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