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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관리 오리털은 30℃ 물로 빨고, 목화솜은 물세탁 대신 매주 햇볕에 말리길 지난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천종식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복이나 베개 등 생활 속 섬유제품의 세균 수가 변기의 세균 수보다 무려 100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속 섬유제품의 위생 문제를 생각할 때 주부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걱정거리가 바로 ‘이불 위생’ 이다. 이불은 오랜 시간피부에 직접 닿는 섬유제품이다. 잠자는 동안적당히 유지되는 온도와 몸에서 분비되는 땀, 각질 등으로 인해 이불은 세균과 집먼지 진드기의 서식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 된다. 겨울철에도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는 이불위생을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일반 옷처럼 빨 수도 없는 노릇. 『참 쉬운 살림』 저자이자 살림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는 여희정(사진)씨는 초보 주부시절 극세사 이불을 뜨거운 물로 세탁했다 바짝 줄어들게 하는 웃지 못할 경험을 했다. 또 그는 “거위털 이불을 보통 이불처럼 빨았다가 솜이 완전 뭉쳐버려 속상해하는 수강생도 있었고, 양모이불을 물로 세탁해 배상을 해야 했던 세탁소 주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여씨는 이불 세탁의 제1원칙으로, ‘세탁라벨 확인’을 꼽는다. 각각의 올바른 세탁 방법만 잘 알아도 이불의 수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불 세탁의 제1원칙은 라벨 확인 우모소재(거위털, 오리털)는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깃털의 얇은 지방층이 손상되므로 물세탁을 하는 게 좋다. 세탁기의 울 코스를 선택해, 30℃의 미지근한 물로 빤다. 세탁망을 이용하고, 중성세제를 쓴다. 표백제와 섬유유연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탈수한 후 털이 뭉친 부분을 손으로 펴주면서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완벽하게 건조한다. 세탁을 자주 할 경우, 탄성이 떨어지므로 3~4년에 한번 꼴로 한다.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고도담 선임연구원은 “2~3개월에 한 번씩 햇볕에 1~2시간씩 말려주고, 그늘진 곳에서 바람을 쐬어주면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씨는 “거위털 이불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면 40℃의 따뜻한 물로 세탁하고, 탈수할 때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1회 더 하라”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알려줬다. 목화(천연솜)소재는 물세탁을 하면 안 된다. 오염이 심하면 업체의 세탁서비스를 이용해야 안전하다. 집에서 관리할 때는 겉 커버의 경우 한 달에 한 번씩 물로 빨아주고 원단 수명을 연장해주는 섬유유연제를 사용한다. 솜은 분리해 진공청소기나 패브릭 전용청소기로 이물질을 흡입하고, 잘 털어서 통풍이 잘 되는 햇볕 아래 널어 습기를 없앤다. 이때 너무 강하게 털면, 손상이 되니 주의해야 한다. 일주일에 1회, 30분 이상 널어두고 앞뒤로 뒤집어 가면서 골고루 햇볕을 쪼여주는 것이 포인트다. 보관할 땐 압축팩 피하고 숯·방충제 함께 두길 극세사 이불은 뜨거운 물에 세탁하면 수축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에 약하게 빤다. 삶는 것 역시 금물이다. 울 코스로 소량의 중성세재를 넣어 세탁하되 염색제나 표백제, 섬유유연제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잔여물이 실에 달라붙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에 오래 담그지 말고 단독 세탁한다. 섬유보존을 위해 약하게 탈수한 뒤, 반드시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건조해야 한다. 양모는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데, 1년에 한번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워셔블 가공이 돼 있다면 물세탁도 가능하다. 물세탁을 하더라도 30℃이하의 미온수를 사용하고, 세탁망에 넣어 울코스에서 울 전용 세재로 짧은 시간 안에 한다. 양모의 케라틴 성분은 강한 햇볕을 받으면 손상되므로,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 조금이라도 습기가 있으면 좀이 슬게 되니 충분히 말린다. 평소에는 월1회 정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려주면 악취를 예방할 수 있다. 크린토피아 R&D팀 박성민 연구원은 “폴리계열의 화학소재 이불의 경우 알칼리성 액체세제와 산소계 표백제를 함께 넣어 세탁하면 찌든 때가 잘 빠진다”며 “미지근한 물에 30분정도 담가 두었다가 세탁하면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여씨는 겨울이불 보관법을 소개했다. 소재의 보온성을 유지하고, 변형을 막으려면 압축팩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신 통풍이 잘되는 부직포이불 커버에 넣어두는 것이 가장 좋다. 같은 이유로 절대 무거운 물건을 올려두어서도 안된다. 이불 사이에 신문지를 넣거나 방충제와 숯을 함께 두면 습기 제거에 도움이 된다. 단, 방충제는 적절한 소재에 밀봉된 제품을 구매해 이불에 직접 닿지 않게 조금 떨어뜨려 놓는다. 방충제를 비닐봉지에 남아 묶어두면 방충 효과가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부피 큰 이불 세탁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세탁업체 를 이용해 볼만하다. 크린토피아는 침구류 세탁 서비스를 3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이불 세탁하는 날’ 행사를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 진행하고 있다. ● 여희정씨가 제안하는 겨울이불 세탁 전 확인사항 1. 부분 오염 제거= 눈에 띄는 부분 오염이 있나 확인하고, 애벌빨래를 해 오염을 먼저 제거한다. 2. 마찰에 강한 소재와 약한 소재로 분류= 면과 실크 등은 마찰에 약하고, 자카드 원단은 마찰에 강하다. 3. 드라이클리닝 구분= 거위털과 오리털은 물세탁하고, 양모는 반드시 드라이클리닝을 한다. <강미숙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