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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택의 사랑방 이야기
작성자 dk
작성일 2013-05-20 10:25
홈페이지 http://www.gtech.tv
ㆍ추천: 0  ㆍ조회: 5187      
어느 봄 날의 마음산책
창을 여니 봄기운이 한창이다. 뉴스에서는 벗꽃이 만개했다고 보도하며 강변의 봄 축제를 보도한다. 외출을 하고 싶은데 딱히 갈 데가 없다. 가까운 친구에게 전화를 해 어디든 같이 가서 봄나들이를 하자고 했더니 하나 같이 당장은 안된다고 딱지를 맞았다.이젠 모두 미국생활에 익숙해 져서 친구도 만나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아, 소년같은 이 춘정(春情)을 어이하나? 나는 내 서가(書架) 앞을 오가다가 마음 산책을 하기로 정하고 봄에 관한 책을 펴 본다. 



조선 말기에 전기라고 하는 중인 화가가 매화꽃 한창인 때 친구를 찾아가는 그림을 그렸다. (그림:매화초옥도). 술 한병 보자기에 싸 어깨에 메고 산골 친구를 찾아간다. 친구의 이름은 오경석으로 같은 중인 출신 역관이란다. 이 분은 매화골 주인으로 이미 친구가 찾아 올 줄을 알았는지 창문을 열고 피리를 불고 있다.전화나 인터넷이 없는 이 시절에 꽃피고 날씨 좋은 날, 무작정 술 한병들고 찾아 갈 친구가 있는 전기라는 화가가 어찌 그리 부러운지. 21세기 문명의 이기가 문득 밉상스럽다.

봄이 오면 아무래도 벗꽃의 화사한 이메지가 단연 으뜸이리라. 소설 속에서 아름다운 벗꽃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버무린 작가로 나는 최인호씨를 꼽고 싶다.제목은 잊었지만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벚꽃 만발한 길로 단정한 신사복의 중년 남자가 걸어 오고 있었다. 암(癌)으로 죽은 아내의 화장(火葬) 상자를 절에 모셔 놓고 나오는 길이다. 산들바람에도 벚꽃잎들이 함박눈처럼 떨어져 그의 검은 신사복 어깨, 머리에 내려 앉는다. 남편을 이승에 남겨두고 차마 저승길로 발이 떨어지지 않는 아내의 눈물인양 소리없이 쉬임없이 하얗게 그렇게 떨어지고 있었다. 이윽고 그는 버스 정거장에 도착해 벗꽃을 털어버리고 버스를 탔고 서울역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정처없이 걸었다. 어느덧 신세계백화점 앞에 온 그는 태평로 쪽 신호등 앞 보도에 섰다. 신호를 기다리며 무심코 앞을 바라 본 순간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마진편 쪽 군중 속에 죽은 아내가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그건 아니다. 불에 태워 절에 남기고 온 아내의 그 누런 얼굴이 아니고, 오래 전 연애하던 때의 그 얼굴, 앳되고 보송보송한 그 모습이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바로 그 얼굴이었다. 그 녀는 이런 그의 시선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누굴 찾는듯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파란 불이 켜지고 군중들이 마주 움직일 때 그는 꼼짝않고 서 있다가 몸을 돌려 그 녀를 멀찌감치 따라가기 시작했다. 꿈길을 걷듯, 뭉게구름 위를 걷듯 그렇게 그 녀를 좆고 있었다. 물밀듯 행복의 나른함이 그를 감쌌다. 얼마만에 느끼는 달콤한 감정인가? 그 녀가 남대문 시장 앞에 도달했을때 그는 또 한번 놀라야 했다. 물고기처럼 날렵하게 사람들 사이를 헤엄치듯 걸어가던 그 녀. 어느 행인의 바지 뒷 주머니로 손이 번개같이 가더니 지갑을 빼 자기 주머니에 넣는다. 전광석화같은 그 솜씨에 그는 눈이 휘둥그레진채 장승처럼 서 버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따라가는 그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친다. 이제 스토커(미행자)로 오해받지 않고도 말을 걸 수 있는 꺼리가 생긴 것이다. 빠른 걸음으로 그는 그 녀에 접근해 갔다. (이하 생략)

소설은 이렇게 벚꽃핀 산사길에서 시작되어 신세계백화점 앞으로 다시 남대문시장 입구로 이어진다. 한번 잡으면 끝 페이지를 넘길때까지 손을 못 놓게 하는 작가 최인호씨를 나는 좋아한다. 요즘 암으로 손가락에 골무를 끼고 글을 쓰고 계시다는 소식에 마음이 저리다.

재밋는 서두를 들라면 은희경작가의 <새의 선물>도 잊혀지지 않는다. 소설은 다짜고짜 <나는 쥐를 보고 있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된다. 유럽풍의 한 고급 레스토랑 창가 테이블에서 주인공 처녀는 멋진 청년 실업가와 와인을 곁들인 스테이크 요리를 앞에 놓고 있었다. 고기 한 조각을 입에 넣고 막 입술 사이에서 포크를 빼내면서 무심코 창밖을 내다 보았다. 그 녀의 시선 속으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쥐가 들어왔다..뭉클뭉클 살이 찐 이 잿빛 쥐는 쉴새없이 이빨을 갉작거리다가 우연히 이 여인과 눈이 마주 친 것이다.<… 쥐가 짧은 다리를 뻗어 옆 가지로 옮겨앉자 꼬리가 긴 곡선을 그으며 잽싸게 따라가 숨는다. 꼬리. 나는 저 꼬리를 어린시절 변소에 쪼그려 앉아서 내려다보곤 했다. 나무발판 밑의 구덩이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져 아래를 내려다보면 거기 똥 위에 쥐가 있었다. …그 쥐는 마치 흙손으로 개어놓은 시멘트 반죽처럼 제법 뚜들꾸들한 똥 위에 가볍게 올라앉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누렇게 삭아버린 종이쪽과 불다 만 고무 풍선 같은 허연 콘돔 사이를 헤치며 그때마다 꼬리가 유연한 곡선으로 쥐의 행로를 뒤쫒았고 쪼그리고 앉은 채 나는 다리가 저릴 때까지 그 꼬리의 향방을 뒤쫒는 데 열중하였다….>

장장 387페이지가 되는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쥐의 꼬리는 주인공 여인을 60년대 어린 시절로 되돌려 보내기도 하며 과거와 현실을 연결시켜준다. 6-70년대 한국에서 살았던 나에게 이 소설은 너무 재미있었고 또 많은 것을 일깨워 주었다. 힘들게 살아왔던 그 시절이 정말은 가장 복된 기간이었다. 우리는 가난했지만 모두 못 살았기에 그게 힘든건지 불행한건지 알지 못했고 나를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이 살아 있었기에 나는 그저 행복했을께다. 단지 그걸 느끼지 못했었을뿐.

반 고흐.그의 그림이 지금은 천문학적 숫자의 달라에 거래가 되지만 정작 본인은 생전에 단 한 점 밖에는 팔지를 못했다. 그것도 화상을 하는 그의 동생이 샀다고 한다. 결국 자기 귀를 자르고 자살을 한 그의 일생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반 고흐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눈시울이 축축해 진다. 그의 그림 속에는 순수한 영혼의 절규가 있고 모잘트의 음악이 들리는 듯도 하다.



반 고흐의 일생은 소설 바로 그것이다. 그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결정짓는 첫 사건도 봄 어느날에 일어났다. 네델랜드 시골 마을 목사의 장남으로 태어난 반 고흐는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일곱살에 접어든 1840년 봄. 아버지의 교회 앞 마당에서 동네 친구들과 함께 놀고 있던 반 고흐에게 한 친구가 달려왔다. “저기 네 묘비석이 있어.””그게 무슨 소리야.”그 친구를 따라 모두 우르르 교회 묘지로 뛰어갔다. 한 구석에 조그만 비석이 서 있는데 정말로 거기 라고 새겨져 있었다. “어, 생일도 나와 꼭 같네.” 한가지 다른 것은 나은 해가 일년 먼저라는 것이다. 즉시 그는 아버지에게 달려가 물었다. 아버지는 그 죽은 아이가 진짜 Vincent Van Gogh 그의 맏 아들이었는데 사산(死産)을 했다고 말해 주었다. 결혼 후 첫 아이였기에 기대가 남달랐었다. 옛말에 부모가 돌아가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다음 해에 낳은 아이가 또 사내였고 해산일마저도 똑 같은 3월 30일이었다. 그래서 아예 첫 아들의 이름인“Vincent Van Gogh”로 이 두번 째 아이를 호적했다는 얘기였다. 부모 입장에서야 첫 아이를 못잊어 같은 이름을 지었겠지만 어린 반 고흐에게는 그 사실을 안 때부터 마음에 혼란이 생겼다. “그럼 난 누구야? 죽은 형이 살아난게 나야? 아님 내가 나야?” 매주 교회에 출석해야 하는 고흐는 교회 묘지를 지날때 마다 이런 혼란을 느껴야 했다. 장성해서 한 때 불교에 심취한 적이있는데, 아마도 불교의 환생원리를 좀더 알고자 해서 그랬을 거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과 예수님의 곁에 있으려는 그의 의지는 점차 강해졌고 그림 속에 녹아져 있다. 많은 풍경화 속, 저 멀리 소실점 끝에 보일듯 말듯 교회를 그려넣곤 했다.
고흐의 그림은 정말 독특하다. 그림의 초보자조차에게도 그의 그림은 금방 식별된다. 자기 정체성에 대한 갈등이, 형Van Gogh보다 좀더 나은 자기여야 한다는 마음 속 경쟁심이 그림을 그렇게 그리게 했나보다.

역사에 남는 산책자가 있다. 영국의 프르스트라는 시인은 산책을 하다가 숲 속에서 두 갈래의 길에 서서 어느 길로 갈까 망설인다.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가지 않기로 한 길을 바라다볼 수 있는데까지 멀리 바라다 보았다. 그 시의 마지막 구절을 옮기며 이 글산책도 끝내려 한다.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을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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