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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택의 사랑방 이야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2-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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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9055      
코로나 삼형제
코로나 삼형제
정 홍 택

“코로나여 영원하라.”

“미친놈 아냐? 지금이 어느 때라고 ‘코로나’를 찬양해?”

“아녜요, 아저씨. ‘코로나’라고 다 같은 ‘코로나’가 아니에요.”

“뭐야? 그럼 다른 ‘코로나’라도 있다는거야?”

“바로 그거예요. ‘코로나’는 성(姓)이에요. 이름 앞에 오는姓 . ‘코로나’라는 성(姓)을 가진 삼 형제가 있어요. 아기 돼지 삼 형제가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설명해봐.”

“제일 큰 형(兄)은 코로나 맥주, 둘째는 코로나 택시, 그리고 막내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판데믹’이라고 불리는 망나니지요.”

“그럼, 하나 하나 차례대로 얘기나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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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나는 한 숨을 돌리며 이야기 할 기회를 얻었다.
아, 우선 ‘코로나’란 말의 어원(語源)을 찾아가는 게 순서겠다. 옛 라틴어에서 왔는데 뜻은 왕관(王冠)이란 뜻이야. 둥그런 테에 돌기같은 것이 나와 예쁘게 장식해 주고 있지. 코로나 바이러스도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면 둥글둥글한 몸에 삐쭉삐쭉 돌기가 귀엽게 나있어. 이 앙징스런 놈이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사람들 코를 통해 폐로 들어가 허파를 석회 덩어리로 만들어 버린다는구나. 이게 코로나 가문(家門)의 막내 동생이 하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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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형 ‘코로나 맥주’는 막내와는 달리 점잖고 정답지. ‘코로나 맥주’를 앞에 놓고보면 우선 투명한 병이 독특하지. 자기 속내를 다 들어내 보이는 허물없는 친구같다고나 할까? 그 속의 노란 액체가 바로 코로나의 마음이야. 병뚜껑을 열어 그라스(glass)에 따르지는 마시게.연인에게 키스하듯 자네 입을 병입에 대고 마시는거야.
코로나 병을 비우고 나서 지긋히 바라보면, 유달리 긴 목이 눈에 들어올꺼야. 이럴때 내 머리를 스치는시 (詩)가 한 수 있어.

목이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관이 향그러운 너는/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노천명의 사슴)

멋있지? 그러면 다시 한 병 더. 이번에는 시적(詩的)으로 마시는 방법을 말해주지. 라임이나 레몬 한 쪽을 각지게 잘라 병목에 꾸겨넣어봐. 맥주가 병목을 통과할 때 즙과 어우러져, 자네 혀를 황홀경에 빠지게 할꺼야. 그래서 코로나 맥주 팬들은 잔(盞)대신 병(甁)을 부딪히며 축배를 들지.
그런데 글쎄, 이 코로나 맥주회사가 큰 실수를 했다네. 새로운 탄산수를 개발해 미국 매체에 대대적으로 광고를한거야.

<코로나 곧 상륙합니다 (Corona Coming Ashore Soon)>

그게 2020년 2월이었어. 코로나19 가 아시아, 유럽을 강타하고 미국에 상륙하려 호시탐탐 기회만 보고있을 때란 말이야. 온 미국 국민들의 신경이 곤두서서 공포에 떨고 있었지. 이 광고때문에 코로나 맥주는 ‘바이러스의 앞잡이’라는 누명을 쓰게 됬지뭐야. 광고가 나가자, SNS 매체들에 불이 날 정도로 비난 글이 쏟아졌어. “앞으로 코로나 맥주를 마시나 봐라” “코로나 맥주 마시면, 코로나 병에 걸리나?”. 등등 일일히 열거할 수도 없어. CNN 비즈니스는 이렇게 보도했지. ‘코로나 맥주에게 있어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최악의 타이밍에 찾아왔다’라고.
그런 비난 속에서도 나는 굳굳하게 내 의리를 지켰어. 누가 뭐라든 나는 맥주하면 코로나를 마실꺼야. 코로나 맥주 맛이 변하지 않듯이 내 마음도 그럴꺼야. 멕시코의 코로나 맥주 공장이 당분간 휴업에 들어가기도 했지. 당분간 이기는 했지만. 타이밍을 잘못 잡은데 대한 사과의 제스처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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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둘째 형, 코로나 택시에 대해서 이야기할까 해. 1960 - 70년대를 한국에서 살았던 사람이면 코로나 택시를 안 타본 사람이 없을거야. 신진자동차가 일본의 도요타의 기술을 빌어 생산한 것이 바로 코로나 차(車)야. 대중화의 첫 걸음으로 코로나 택시가 거리에 등장했지.

이 즈음 코로나 택시와 관련해서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내게 일어난거야. 1968년에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반도체 회사에 들어갔어.상과대학을 졸업한 나는 회사의 업무부에 소속되어 기자재의 수출입 업무 최전선에서 뛰었지. 우리 회사는 생산 기자재 100%를 미국에서 수입, 공장에서 조립한 후 전량 수출을 했어. 당시 한국에는 ‘반도체(Semi-conductor)’라는 단어조차도 생소한 때였지.

어느날 직속 상관인 업무부장이 나를 따로 부르더니 특별 임무를 부여했어. 새 커스트머의 시험적 오더(Trial Order)를 받았는데 납품기일을 맞추려면 오늘밤부터 공장을 3교대로 일주일간 돌려야 한다는거야. 원자재 칩(Chip)이 오늘 아침 비행기 편으로 도착한다는 텔렉스를 받았대. 즉시 공항에 가서 통관절차를 거쳐 오늘 꼭 공장에 가져와야 한대. 수 백명의 공원이 췹(Chip)아 없어 가동을 못하고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이것은 회사가 사느냐 죽느냐 하는 절대명령이래.

그 때 시간은 오후 1시경이었어. 통관 서류 준비를 마치고 나니 2시야. 급히 뛰어나가 택시를 잡았는데 그게 코로나 택시였어. 회사는 말죽거리 화양동에 있었고 김포공항엘 가야 하는데 한 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야.
가는 도중 등촌동을 지나야 해. 거기는 온통 논과 밭, 그 사이로 직선 도로가 길게 나 있었어. 등촌동 중간쯤에서 택시가 ‘드르륵 드르륵’ 소리를 내더니 그만 엔진이 죽어 버리는거야. 운전수가 나가 후드를 열고 뚝딱거리는데 시간은 짤깍짤깍 사정없이 달리고 가슴만 바작바작 타는거 있지. 얼마 후 운전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다른 택시를 타래. 촌길에 빈택시가 있겠어? 지나가는 차는 많았지만 모두 그림의 떡이지.

반대 쪽에 서니 김포공항에서 나오는 빈 택시가 한 대 오는거야. 또 코로나 마크를 단 차야. 차 방향을 돌려 한창 신나게 달려가는데, 아, 그런데… 공항 건물이 저어기 보이는 데 차 속도가 급히 떨어지며 덜컥 서지 않겠어? 또 운전수가 나가 후드를 열고무엇을 뚝딱거리는데 시계를 보니 4시야. 세관은 5시 정각에 끝나니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어.
급히 문을 열고 공항 건물을 향해 냅다 달리기 시작했지. 뛰다보니 어떤 사람이 뒤에서 소리를 지르며 쫒아오는거야. 택시 운전수가 택시값 달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기다려서 돈을 지불하려면 또 5분 가량을 까먹게 되는데 그 5분은 황금과도 바꿀 수 없지.공장에서는 수 백명이 자재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나는 멈출 수가 없었어. 나와 운전수는 단거리 경주를 하듯 앞에서 뒤에서 달린거야. 벼란간 뒤가 조용해 졌어. 운전수가 지쳐 포기했나봐. 아니면 쓰러졌거나. 아랑곳 없이 나는 오직 공항 건물만을 향해 달렸지.

5시 땡과 함께 나는 공항 보세 창고에서 칩 상자(chip box)를 가슴에 안고 나올 수 있었어. 택시 정류장에서 코로나는 그냥 보냈어. 대신 ‘코티나 택시’를 골라 탔지. 오면서 보니 길가에 고장난 코로나 택시는 보이지 않았어. 아마 견인차가 끌어갔겠지?

내 생전에 택시값을 떼어먹은 것은 이것이 처음이요 마지막이라 생각해. 아직도 그 코로나 택시 운전수에게 미안한 마음이야. 그 차 운전석 앞 백미러에 조그만 그림이 걸려 있었어. 기도하는 소녀의 모습과 함께 <오늘도 무사히>라는 문구가 지금도 눈에 선한거야. ‘기사 아저씨. 죄송합니다. 부디 무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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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막내 동생 코로나19바이러스를 이야기 할 차례지? 막내에게는 미국이란 나라야말로 만만한 먹거리였던 것 같아. 인구는 많고, 우두머리는 으쓱대는 고집퉁이 바보에다 거짓말장이, 그 휘하에는 옛 왕조시대 내시같은 간신들이 득실거리는 동화같은 나라야. 내시들의 기자회견은 우선 “Thank you for your excellent Leadership, Mr.President.”로 시작되곤 하지. 이들을 보고 있느라면 내가 옛날 동화 ‘벌거벗은 임금’의 나라에 살고있나 의심하곤 해. 3월 1일에 공식적 바이러스 확진자가 단 한(1) 명이었는데, 3월 말이 되니 200,000명으로 수직 상승을 했으니 역시 세계 최고의 리더쉽 덕분이겠지. 2020년 새해부터 아시아 유럽 각국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그토록 고생하고 있는데도, 이 양반은 뒷짐지고 강건너 불구경 하다가 불씨가 발등에 떨어진거야.일단 미국에 들어오니 트럼프와 내시들은 한 마디로, ‘우왕좌왕’, ‘갈팡질팡’ 할 수 있는 건 뻥뻥 ‘거짓말 말대포’를 쏘는 것이 전부야. 이 말을 하나님 말씀처럼 감동하며 따르는 좀비들이 미국 인구의 절반이 된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하지.

‘숲속에 있을 때는 숲을 볼 수가 없다’는 옛 속담이 있지? 일단 숲을 빠져나와야 큰 그림이 보인다는 얘기야. 인류 역사상 역병이 돌아, 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적이 여러번 있었어. 하지만 결국에는 과잉인구를 정상으로 돌리고 나서는 물러가곤 했지. 이번 코로나19도 예외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지구가 편안할 인구수가 되면 슬며시 사라지지 않을까? (어쩔수 없는 나의 희망)

그러니 막내 동생 코로나19가 이유없이 그냥 온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뭔가 사람들이 지구를 못살게 굴어 몸살을 앓는게 아닐까? 오늘 중국 북경 하늘에 매연이 사라지고 청천 하늘이 보인대. 인도 봄베이의 어린이들이 밤에 밖에 나와 하늘의 별들을 센다는 뉴스도 들려. 반가운 소식 아냐? 밤낮으로 검은 연기를 뿜던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자동차들의 통행이 현격히 줄어든 결과래.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부라질 아마죤강 유역의 정글을 수 많은 트랙터가 하루에도 몇 백 에이커씩 깔아뭉갰는데 지금은 조용해졌어. 아이들은 집에 오면 손을 씻고, 어른들은 두 번 생각하고 돈을 쓴대.

‘총균쇠’라는 책을 써서 세계적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된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2016년 ‘나와 세계’라는 책을 또 썼지. 그 책에서, 우리 인류가 이런 식으로 생산과 소비를 계속한다면 (2016년 기준), 40년후에는 지구의 모든 자원이 바닥 나고, 환경은 파괴되고, 인구는 70억으로 늘어나서, 종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을 내놨어.
코로나19가 휩쓸고 지나간 지구는 아마 어마어마하게 달라질거야. 따라서 인류 수명의 예측도 좀더 늘려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고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어.이런 세상에 장수한다면 그건 축복일까, 저주일까? 나는 모르겠어.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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