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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을 보노라면 눈물이 난다. 하늘하늘 가녀린 가지들 엄동설한 견뎌내고 송이송이 피워내니 푸른 하늘 흰 구름 봄의 교향악 눈으로 듣는다. 미안하다 목련아 나 이제까지는 너희들 바라보며 "야, 멋있네!", 카메라 셧터 한 번 누르고 발길을 돌렸었지. 나 이제부터는 첫날 밤 신부에게 입맞춤하듯 그렇게 다가가 꽃술에 내 입술로 애무해주마. 너는 정녕 봄의 여왕. 아, 그러나.......
한 줄기 비바람에 후두둑 낙화하니 네 순결이 진흙탕에 능욕을 당하누나 하늘로 날아갈까? 몸이 무거워, 땅으로 스며들까? 몸이 너무 커. 떨어진 꽃잎들, 이제는 선술집 작부들의 앞치마 신세. 나 차마 볼 수 없어 서둘러 여행길 짐을 싸련다. 지친 방랑자 다시 올 때, 그 때는 목련 피워내던 가지가지 꽃자리에 연두빛 새 순들이 돋고있겠지. 그 때까지 안녕 내 사랑 목련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