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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매스컴은 ‘뉴스 메이커’이고 우리는 ‘뉴스 소비자’이다. 뉴스는 전문가의 기획 작품이고 우리는 그저 무심한 아마츄어일 뿐이다. 그들의 ‘정제된 뉴스’를 듣고 있노라면 모두 옳은 소리같이 들린다. 그것들은 우리 무의식에 각인되어 지인들과의 대화 속에 자신의 견해인양 이야기하는 때가 많다. 실상은 그들이 ‘조제한 뉴스’를 조잘대는 앵무새일 뿐인데 말이다. 매스콤은 이렇게 우리를 길들이고 있는 것이다. 나(我)만이라도 정신을 차려야겠다 싶어 나름대로 ‘기준’을 만들어 보았다. 뉴스를 대할 때마다 <이것은 지금부터 10년 후까지도 영향을 미칠 정보인가?>에 맞추어 보기로 했다. 시험삼아 우선 두 개의 토픽을 골라 보았다. 이세돌 돌풍 바둑 9단의 이세돌이 구글의 컴퓨터 알파고(AlphaGo)와 대국을 하여 1승 4패로 결판이 났다. 바둑판에 두는 한 수 한 수가 전파를 타고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퍼져나갔다. 구글의 VIP들은 직접 방한해 관전했다. 뉴욕타임스를 위시해 세계의 모든 매스컴이 기사화했으니 과연 ‘세기의 대결’다웠다. 나는 <10년 후의 가치>라는 나의 기준으로 상황을 분석해 보았다. 아주 오래 전에 컴퓨터와 최고의 주판 전문가가 대결, 속산(速算) 시합을 해서 컴퓨터의 승리로 끝난 것이 생각난다. 주판은 물론이고 당시의 컴퓨터도 계산하는 도구에서 벗어나지 않았을 때였으니 그 시합은 수긍이 간다. 그러나 바둑은 주판이 아니다. 이것은 4000년 ‘동양 지혜의 결정체’이다. 바둑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 공부’뿐만 아니라 ‘체력 훈련’, ‘마음 수양’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융합하기 위해서 ‘참선’을 통한 체질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바둑의 세계에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바둑 잠언(箴言)>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생의 지침서>이기도 하다 . 작년에 <미생(未生)>이라는 드라마에서 <바둑 잠언>이 <인간 행로>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가를 보기도 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바둑은 ‘지혜’이고 컴퓨터는 ‘지식’의 창고이다. 이 둘이 사이좋게 상호보완적 관계가 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지혜’와 ‘지식’을 권투시합처럼 링 안에 가두어 놓고 한 판 붙여 본다는 것은 참으로 어색하다. 자본주의의 진수를 보는 듯 하다. 현대의 사업가는 옛날의 마이다스왕(King Midas)이다. 사업가는 눈에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도 상품화하고 팔아넘기고 이익을 챙긴다. 물건이나 사람이나 회사명이나 가리지 않는다. 가치->돈으로 환산해서 팔고 산다. 대국료 십오만불, 백만불이 회자되지만 이 대회로 구글의 가치는 천문학적으로 상승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사람과 기계가 대결해 나가면 얼마 안 있어 인간의 백전백패는 시간 문제일 뿐이다. 컴퓨터에 더 많은 데이타를 입력하면 그만큼 더 영리해 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것은 ‘컴퓨터 지능’에 ‘강철의 몸’을 가진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출현’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A.I가 아무리 스마트해도 인간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호모 사피엔스(인간)는 20만년 전 동물 중 가장 보잘 것 없는 약한 존재였지만 <딱 한 가지 요인>이 있었기에 지구의 주인이 되었다. 그 요인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영감(靈感 Inspiration)>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 이상 경험해본 사실이다. 무언가 골돌히 생각하다가 에 부딪힐 때가 있다. 그 때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고보자”하고 자리에 누웠는데, 번개가 번쩍하듯 떠 오르는 해답! 그것이 바로 <영감>이다. 수많은 과학자들도 이 영감의 고마움을 이야기한다. 연구가 진전이 되지 않아 방향전환을 고려하고 있을 때, 생각지도 않은 전혀 별개의 시츄에이션(Situation)에서 문제의 결론이 혜성처럼 떠오르는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맞는지 틀리는지 알수가 없다. 수많은 계산과 실험의 결과, 그 답이 맞다는 것이 판명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영감’은 우주와 연결된 관문이다. A.I(인공지능)가 아무리 지능이 높고 힘이 세도 이 ‘영감’의 열쇠는 차지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 할 것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사람’이다. 사람 중에도 컴퓨터와 A.I를 제작하고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소수의 기술집단(Technocrat group)이다. 그들이 권력과 손을 잡고 빅 부라더 (Big Brother) 꿈을 꾸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트럼프 돌풍 젊었을 때 나는 한국에서 친구들과 포커놀이를 즐겼다. 그 포커놀이를 하려면 ‘트럼프’라는 ‘미국 화투’가 있어야 했다. 그 후 미국에 와 보니 ‘트럼프’는 ‘서양 화투패’가 아니고 사람이나 게임의 이름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람 트럼프가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원리 이 사람은 아버지를 이어받아 카지노로 큰 돈을 벌고있고 언변이 좋아 TV의 토크쇼의 사회를 맡아 막말을 많이 하는 사업가라고 들었다. ‘말타면 견마잡이 하고 싶다’더니 이 사람이 지금 미국 공화당 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해 일등으로 달리고 있다. 트럼프의 얼굴을 볼 때마다 나는 친지 한 분과 우리 교회 신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한 분은 미국 대학 교수 였고 또 한 분은 우리 교회 교인이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이 사람들이 애틀란틱시티에 간다는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결국 교수는 이혼 당하고, 그 도시에서 거지가 되었다는 소문이고 또 한 교우는 도박장으로 가다가 하이웨이에서 교통사고로 즉사했다. 카지노 사업가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도 환호하는 이 나라는 정말 청교도가 세운 나라가 맞는가? 더욱 기막힌 일은 트럼프 초기에 힘을 실어준 집단이 미국 중부 바이블 벨트의 기독교 근본주의자(Christian Fundamentalist in Bible Belt)들이었다는 사실이다. 불타는 십자가를 앞세우고 흑인들을 괴롭히던 KKK단의 전임 단장 데이비드 듀크가 트럼프 내각에서 국무장관직을 맡고 싶다고 공언했다고 한다. 이들도 죽으면 천국에 가는 꿈을 꾸겠지. 트럼프나 근본주의자들이 가는 천국이라면 나는 사양하겠다. 아무리 영생이 있고 호화찬란해도 트럼프의 얼굴이 보이면 거긴 바로 지옥으로 변할테니까 말이다. 만일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정말 멕시코 국경에 담(Wall)이 세워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생각없는 말장이’라서가 아니고, 미국은 아직도 삼권분립제도(三權分立制度)가 확실히 수행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대통령이라도 1/3의 권력 밖에는 행사할 수 없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미국민의 양심과 지성과 시대적 사명감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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