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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택의 사랑방 이야기
작성자 Hongtchung
작성일 2015-02-13 17:04
ㆍ추천: 0  ㆍ조회: 8495      
인생아, 너는 무엇이냐?
어렸을 때 이불 속에서 할머니에게서 들었을까, 초등학교 때 엄마가 읽어 준 동화일까. 줄거리가
생각날듯 말듯 가물가물하지만 나의 상상력으로 한 번 풀어볼까 한다.

<옛날 아주 옛날, 산은 푸르게 높고 골은 한없이 깊은 숲 속에 하얀 산이 삐쭉 올라 구름에 닿을 듯이 
서 있었습니다. 그 하얀 산은 소금산이기 때문에 하얗답니다. 오래오래 전에는 여기가 바다였다고 
할아버지들이 얘기해 주었어요. 해가 나면 그 산은 하얗게 반짝거려 사람들은 멀리서 보고 눈이 와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는데 아무도 그게 소금덩어리인지 모른대요. 거긴 너무 멀고 숲이 워낙 깊어 아무도 
가 본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어느 날 이 소금산에 예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머리도 동골동골, 몸통도 동골동골, 다리도 동골동골 
모두 동골동골하여 눈사람 같기도 했고, 인형같기도 해서 이 동네에서는 소금인형이라고 불렀대요. 
소금인형은 주위의 사랑을 흠뻑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덧 허큘리스 같은 장대한 청년이 되었답니다. 
그러나 아직도 온 몸은 눈처럼 하얘서 소금인형은 그대로 이름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소금인형은 세상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난 보고 싶어. 그래서 세상 
끝까지 가 볼꺼야' 생각하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산을 만나면 넘어가고 강을 만나면 뗏목을 만들어 타고 
건너서 몇 밤이고 몇 낮이고 가고가고 또 갔습니다.

드디어 어느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마을 어구로 들어가는데 거기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큰 잔치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오늘 마을 청년들이 
들에서 큰 들소를 잡았대요. 동네 사람들이 다 싫컷 먹어도 남을 그렇게 큰 들소였습니다. 모두 둥그렇게 
둘러앉아 불에 구워서 먹고 있었습니다. 소금인형이 다가갔죠.
"넌 누구냐?"
동네 어른이 처음 본 하얀 청년을 보고 물었습니다.
"난 소금인형인데요 저기 보이는 하얀 산에서 왔어요."
"어, 지나가는 길인 모양인데 여기 와서 같이 먹고 가렴."
어르신네가 자기 옆에 자리를 마련하며 앉으라고 손짓 했습니다.
소금인형은 꿉뻑 절하고 그 자리에 앉아 그 구운 고기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싱거워. 맛이 하나 없네."
"뭐? 맛이 없다고? 허허, 이 녀석 보게나. 기껒 먹여주었더니 그래 한다는 소리가 맛 투정이야?"
어르신을 비롯해서 동네 사람들의 얼굴이 순간 험악해 졌습니다. 당장 일어나서 쫒아낼 기세였습니다.
"아니 아니 아니예요. 그런 뜻이 아니고요. 제 말은...제 말은...."
놀란 소금인형은 벼란간에 일어난 일에 어쩔줄을 몰랐어요.
동네 젊은이들은 차츰 더 가까이 다가와 당장 때려줄 참이었거든요.
"뭐가 이렇게 말이 많아. 당장 꺼지지 않으면 우리가 꺼지게 해 주지."
제일 덩치가 큰 젊은이가 몽둥이를 쳐 들었습니다.
"그게 아니고 제가 아주 맛있게 먹는 법을 가르쳐 드릴려고 그러는 거얘요. 아주 아주 맛있게......"
"맛있게 먹는 법? 그게 뭔데?"
"예, 이거 보세요. 고기를 입에 넣고 제 손을 조금 핥아 보세요. 정말 맛있를 거얘요."
소금인형은 자기 손을 그 친절한 노인 어른에게 내밀었습니다.
그 어른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미적미적 혀를 내밀고 손을 조금 핥았습니다.
동네 사람들 모두가 어른의 얼굴을 쳐다 봅니다.
"야, 맛있다. 어디 한 번 더 핦아보자."
어른이 좋아하자 동네 사람들도 덩달아 혀를 내밀고 소금인형에게로 달려들었습니다.
"자, 줄을 섭시다. 어른부터 나이 순서대로. 자, 자."


소금인형의 손을 핥은 사람들은 모두 입을 쩝쩝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몰라요. 소금인형의 손은 조금씩 작아지고 있다는 것을.
그래도 소금인형은 말 하지 않고 동네 사람들이 다 핥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이제 저는 가야해요. 갈 길이 멀거든요."
"네가 가고 나면 우린 어디서 그 맛있는 소금을 얻을 수 있지? 여기서 우리랑 같이 살자꾸나."
"아니예요. 저는 세상을 보고 싶거든요. 안녕히들 계세요."

그러자 험상궂은 젊은이 하나가 앞으로 썩 나서며 소금인형의 목을 우악스럽게 잡았습니다.
"넌 못가. 우린 이제 짠 맛 없인 살 수 없어. 널 잡아두고 몸을 잘라 우리 모두 나누어 가질꺼야."
그러자 동네사람들이 달려들어 소금인형을 꽁꽁 묵어 버렸습니다.누군가는 도끼를 가지러 동네로 
들어갔고요.
"날 이렇게 묵지 마세요. 이래봤자 며칠 못가요. 내 몸이 다 없어지면 어디서 소금을 얻죠?."
동네 어른이 아쉬운 듯이 물었습니다.
"그렇구나. 무슨 방법이 없을까?"
"있어요. 저기 저 숲 속 끝에 하얀 산이 보이죠? 거기 가면 얼마던지 소금을 얻을 수 있어요. 거기 가는 길을 가르쳐 드릴테니 이 줄 좀 풀어주세요."
사람들이 포승줄을 끊어주자 소금인형은 소금산 가는 길을 가르쳐 주고 얼른 길을 떠났습니다.

소금인형은 가면서 작아진 손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마음이 아주 복잡해졌습니다.
'난 마을사람들에게 잘한걸까?'
"그래, 좋은 일을 한거야. 사람들 한 일이 섭섭하긴 하지만, 내 맘이 편하고 즐거우니 기분좋아."
소금인형은 나쁜 기억은 지우고 사람들의 행복했던 얼굴만 기억하기로 마음먹고 길을 갔습니다.


그렇게 소금인형은 세상을 돌며 음식에 소금 쳐서 먹는 법을 계속 알려 주었습니다.

몇 년이 흘러 갔습니다.

금인형도 많이 늙어졌습니다. 더구나 사람들에게 소금의 맛을 알려주느라 아주아주 작아지기도 했죠.
얼마만큼 작아졌을까요. 백설공주의 난쟁이 친구 중 수염없는 제일 젊은이가 생각나나요? 얼굴 빨개지기 
잘하는 ....그 난쟁이의 키만큼 작아졌어요.

"아, 이젠 집에 가고 싶어....엄마 아빠는 아직 살아계실까?"
그 때 하늘에서 햇님은 소금인형을 사랑스럽게 내려다 보고 있었어요.

또 구름은 엄마 아빠 얼굴을 만들어 보여주었기도 했습니다.
"아, 너무 멋있어. 고마워요, 햇님, 구름님."
정신없이 하늘은 쳐다보며 걸어가는데 어느덧 길은 끝나고 큰 물이 앞을 가로 막았습니다.
"여기가 세상끝인가봐. 그런데 저 큰 물은 뭐지? 뗏목으로도 건널 수 없겠네. 끝이 안보이니...."

"너는 누구니,큰 물아?"
소금인형은 온 힘을 다해 소리치며 물었습니다. 그러자 크고 우람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나는 바다야."
"바다가 뭐야?"
"음, 음. 쉽게 말하자면 나는 너야, 소금인형아."
"네가 나라고? 그럼 나는 너인거야?"
"아니, 나는 너지만, 너는 내가 아니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하나도."
"좀 더 가까이 오렴. 그리고 네 발을 내게 넣어봐. 그럼 금방 알게 될꺼야."

소금인형은 바다 가까이 가서 조심스럽게 한 발을 물에 담갔다가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났습니다.
아, 글쎄 소금인형의 발이 없어졌어요. 그런데 하나도 아프지를 않아요.

바다가 말했어요.
"겁내지 말아라 소금인형아. 넌 참 좋은 일을 많이 했어. 이젠 너도 그 보상을 받고 푹 쉬어야 해."
"어떻게 쉴 수가 있지? 정말 난 너무 피곤해."
"아무 걱정말고 그냥 물 속으로 들어와 봐. 네 고향 소금 산은 사람들이 캐 갈수록 점접 작아지지만 
나는 한이 없어. 내게 푹 안기기만 하면 너는 내가 되고 우린 한 없는 세월을 한 몸으로 살 수 있단다. 
네 엄마 마빠도 다 여기 계셔. 자, 자. 어서 내 품에 안기렴."
소금인형은 눈을 꼭 감고 바다에 풍덩 뛰어 들었습니다.
그 품은 아빠의 우람한 품보다 더 많이 듬직했고 엄마의 품보다 더 더 더 향기롭고 평안했습니다.
"아, 여기가 세상 끝이고 내가 정말 나인 곳에 왔구나."
소금인형은 너무 좋아서 그냥 눈을 감고 몸을 맡겼습니다. 완전한 평안함이 온 몸을 감쌋습니다.

소금인형의 긴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나고 바로 영원이 이어졌습니다.>


인생을 생각하니 또 이런 동화가 생각난다.

<옛날 옛날, 그렇지만 소금인형보다는 덜 옛날,
페르시아 왕국에 아주 현명하고 인자한 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만 30세가 되던 생일날, 왕은 백성들이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는 새벽에 몰래 평민복을 입고 
궁정을 빠져나가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한 곳에 가니 큰 시장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코끼리 타고 거들먹거리는 부자도 보았지만 수많은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들 곁을 지나게 되었어요. 
부자보다는 불쌍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왕은 가슴이 아팠습니다.

궁정에 돌아오자 왕은 전국의 현자들 30명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내가 궁 밖에 나가 참 많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모여 살고 있는 것을 보았노라."
"그게 인생입니다. 왕이시여."
가장 나이 많은 현자가 왕께 대답했습니다.
"인생이라.... 내가 사는 것도 인생이고 너희들이 사는 것도 인생이고 저 시장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도 
인생이니, 이 인생이란 도대체 무엇인고? 너는 연구를 해서 책을 만들어 내게 답을 하거라."
"예, 그리하겠습니다."
"언제 그 책을 바치겠는가?"
"한 30년은 걸릴 것 같습니다."
"뭐? 30년? 왜 그리 오래 걸리는가?."
"예부터 그런 질문을 하는 이가 많되 아직 해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제 왕께서 명하셨으니 저희들은 전력을 
다해 공부해 보겠습니다. 그럴려면 하늘의 해, 달, 별의 운행도 보고, 땅의 생명들도 관찰해야겠으니 그만한 
시간을 주셔야 합니다."
"알았다. 알았어. 하여간 빨리 빨리 하거라."

그 후 30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왕은 60세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날짜가 되자 현자들이 그 해답이 들은 책을 
들고 왕 앞에 섰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 책은 아주 두꺼운 책으로 30권이나 되었습니다.
이 책을 본 왕은 기가 막혔습니다.
"아니 그 많은 책을 날보고 다 읽으라고? 그 반으로 줄여서 바치거라."
"그럴려면 또 10년이 걸리겠는데요, 임금님."
"시끄럽다. 물러가서 빨리 줄여서 올리거라."

또 10년이 흘러갔습니다. 이제 임금님은 70세가 되어 임종이 가깝게 되었습니다.
현자가 임금님 앞에 반으로 줄인 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임금님, 말씀대로 반으로 줄인 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왕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이제 나는 며칠 더 살지 못할 것이다. 그 책을 아주 아주 줄여서 한 줄로 만들어 내일까지 바쳐라."
현자는 다시 물러가서 모든 현자들을 불러 밤새도록 토론에 토론을 하여 한 줄로 줄여서 다음 날 임금님 
침소에 들어가 바쳤습니다. 임금은 이미 숨이 끊어진 후 였습니다.
그 한 줄은 무엇일까요?

"부모에게서 낳고 먹고 자라서 자식낳고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 인생이노라.">


한 가지만 더 얘기해 보자.

<부처님의 여러 제자 가운데 마라구마라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호기심이 아주 많은 이 제자는 부처님이
설법하시는 중에도 자꾸 질문을 해서 도대체 진도가 나가지를 않았습니다. 우주는 언제 시작되었으며, 
얼마나 크며 왜 있게 되었느냐, 얼마나 크냐...등등 이죠. 제자들이 눈살을 찌푸려도 상관하지 않고 
질문을 계속 합니다.

부처님도 드디어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설법을 중지하고 마라구마라를 똑바고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마라구마라야, 잘 듣거라. 내가 네게 말하노라.
어떤 사람이 친구와 길을 가다가 독화살에 맞았느니라. 옆에 있던 친구가 의사를 찾으려 자리를 뜨려하자 
그 화살맞은 사람이 이를 제지하며 이렇게 말했단다.
'잠간. 치료를 받기 전에 내가 꼭 알아야 할게 있어. 누가 내게 이 화살을 날렸는지 먼저 알고 싶어. 
그 사람이 내 원수인지, 친구인지 그것부터 알아보게. 그리고 독화살의 재료가 무엇인지도 알아야겠네."
친구는 이 모든 질문에 대답해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화살맞은 당사자는 그만 독이 전신에 퍼져 죽고 말았구나.">


부처님은 쓸데없는 호기심에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기 보다, 화살을 빨리 뽑아내 생명을 구하는 것이 더 급하다는 것을 설파하신 것이다. 즉 우주가 어쩌고, 인생이 무엇이냐에 너무 신경과 시간을 쓰기 보다는 각 개인의 삶을 더 충실하게 <지금>을 사는 것이 더 시급하지 않겠느냐는 뜻으로 생각된다.

더 무엇을 말하랴. <인생은 누구에게나 전인미답의 길>인 것을.
그리고 <삶은 순간의 합계>라고 했으니 나는 오늘도 휫파람불며 내 집 마당부터 깨끗이 쓸어야겠다.
내가 인생, 그 자체가 아니던가?
어느 날 나의 가는 길이 끊어지고 큰 바다가 앞을 가로 막을 때 나는 웃으며 그 품에 안겨 쉼을 얻으리라 
그동안 행복하게 살았노라고 말하며.


                                  ____________   끝  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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